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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브레터 추억을 다시 떠올리며 감상하자

by 하늘을구르는자동차 2023. 2. 22.

하얀-설원에서-히로코가-허공을-올려다-보고있다

러브레터는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추억이지 않는가

러브레터 영화의 시작은 강렬하다. 첫 영상은 새하얀 눈 위에 홀로 누워 있는 히로코가 클로즈업된 상태로 시작한다. 너무나 유명한 장면이라 누구나 알 것이다. 조금만 인터넷을 검색해 봐도 찾아볼 수 있는 장면이니까 말이다.

와타나베 히로코의 약혼남 후지이 이츠키가 죽은지 2년 후 추모식에 간 와타나베 히로코. 히로코는 추모식에서 이츠키의 부모님과 지인들을 오랜만에 재회하게 된다. 그리고 이츠키의 방에 들어가 그를 추억하며 상념에 잠긴다. 그러던 중 중학교 졸업앨범을 발견하게 되어 함께 졸업앨범을 보다가 중학 시절의 이츠키 주소를 발견하게 되고 그를 떠올릴 편지를 쓴다.

그 후 아무런 기대도 없이 지내던 히로코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 편지는 올리가 없는 후지이 이츠키의 이름으로 온 편지였다. 히로코는 그럴 리 없지만 마치 죽은 이츠키가 자신에게 답장을 보내왔다는 생각에 기뻐한다. 주변에서는 누군가가 악질적인 장난이라고 해도 히로코에게는 반갑기만 한 편지였다. 히로코는 그의 남자친구와 일적으로 겸사겸사 이츠키의 고향으로 가게 되고, 편지를 답장해 주는 이츠키의 주소로 찾아간다. 하지만 히로코는 동명이인의 이츠키를 만날 용기를 못 냈다. 다만 편지 한 통만 남기고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이 편지에서 히로코와 이츠키는 자신들이 아는 이츠키가 같은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히로코의 죽은 연인이었던 이츠키가 동명이인 이츠키의 중학교 동창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판타지 장르 같던 영화가 로맨스 영화로 장르가 변경되는 것 같았다.

히로코는 졸업앨범에서 동명이인의 이츠키의 모습을 보게 되고 자신과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의 연인이었던 이츠키가 사실은 중학교 첫사랑과 닮은 자신을 좋아했다는 생각에 슬퍼한다.

히로코는 자신이 모르는 이츠키의 모습을 궁금해하고, 동명이인 이츠키는 그녀에게 이츠키의 기억을 들려주게 된다.

 

과거의 이츠키와 여자 이츠키의 추억이 잔잔하게 들려온다

과거 이츠키와 여자 이츠키의 첫인상은 별로 유쾌하지 않았다. 여자와 남자가 같은 이름 때문에 동급생들에게 놀림을 자주 받았다.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둘은 도서관리부에 나란히 임명된다. 서로 관심 없어 보이지만 은근히 서로 의식하며 지내게 된다. 그러던 중 여자 이츠키의 친구가 남자 이츠키에게 고백을 하지만 차이게 된다. 그리고 여자 이츠키에게 마음이 있었던 남자 이츠키의 작은 화풀이가 이어진다.

남자 이츠키는 100m 육상 계주 중학 선수였었다. 그런데 교통사고로 대회에 못나가게 되지만, 그는 경기 당일 장외에서 다친 다리로 경기장에 난입하여 다른 선수의 경기까지 망치고 만다. 그걸 사진기로 사진 찍으며 관심 있게 본 여자 이츠키였다. 조금씩 서로에게 관심을 같고 자신들도 모르게 끌렸던 청춘남녀였다. 히로코는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여자 이츠키에게 당시 운동장 사진을 요청한다. 그리고 여자 이츠키는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며 학교를 방문해 사진들을 찍는다. 그러다 우연히 옛 스승을 만나게 되고, 함께 도서실도 방문하게 된다. 거기서 여자 이츠키는 자신의 후배들인 도서관리부 학생들을 만나고 자기 소개를 하게 되는데, 도서관리부 학생들이 후지이 이츠키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놀란 이츠키는 어떻게 아는지 반문했고, 학생들은 도서대출증에 후지이 이츠키라는 이름이 많은 책에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당시 후지이 이츠키는 도서부 활동을 하며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의 도서대출증에 자신의 이름을 적는 장난을 좋아했던 깃이었다. 여자 이츠키가 학교를 방문하고 며칠 후 그녀의 집에 도서관리부 학생들이 찾아온다. 도서대출증에서 발견한 것을 여자 이츠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로 말이다. 여자 이츠키는 도서대출증 뒷면을 확인하고 거기에 연필로 스케치 된 자신의 학창 시절 모습을 찾는다. 사실 이 도서대출증이 꽂힌 책은 남자이츠키가 갑작스럽게 전학 가기 전 대신 반납해 달라고 여자이츠키의 집에까지 찾아와 부탁했던 책이었다. 이제야 중학시절 남자 이츠키가 자신을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안 여자 이츠키는 이사실만은 히로코에게 전해주지 못한다.

 

오겡끼데스까 가슴에 울려 퍼지는 외침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

히로코는 남자친구와 이츠키가 산에서 조난당한 장소를 찾아온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츠키를 잊지 못하는 히로코도 이제는 죽은 그를 놓아주려 한다. 그리고 하얗게 눈 덮인 설산에서 히로코는 그녀의 죽은 애인 이츠키에게 "잘 지내고 있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라며 울부짖는다. 가슴속 응어리를 떨쳐버린 그녀는 흐느껴 운다. 집에 돌아온 히로코는 여자 이츠키에게 다시 편지를 쓴다. 편지에는 그동안 여자 이츠키가 보내준 편지를 함께 동봉했다. 지금까지 보내준 편지에 적힌 이츠키의 기억들은 여자 이츠키의 추억이니 돌려준다는 이유였다. 그렇게 히로코는 이츠키를 놓아준다.

영화제목의 러브레터는 사실 히로코와 여자 이츠키가 주고받은 편지가 아닌 중학시절 남자 치으키가 "후지이 이츠키"라고 쓰던 대출증이 아닌가 싶다. 자신이 좋아하던 여자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하고 빙빙 돌려서 고백하는 사춘기 소년의 이야기를 잔잔한 음악과 편지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한 영화였다. 다시 봐도 여운이 진하게 남는 영화로 지금도 화자 되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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